경도인지장애
의학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수명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년기 대표질환인 치매가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마련이 심각합니다. 치매는 기억력, 언어기능, 시공간 기능, 실행 기능, 계산 기능 등 인지기능의 여러 영역이 저하되면서 기분 변화, 성격변화, 행동 문제 등이 나타나는 뇌 질환입니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근원적인 치료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최선의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치매 예방이라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최근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이하 MCI)가 주요 관심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개념
MCI는 두 가지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첫째, 정상적인 노화의 극단에 치매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정상적으로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이유로든지 치매의 병적인 과정이 생기면 경도의 인지기능 손상의 시기를 거쳐서 치매에 이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MCI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병적인 단계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정 때문에 MCI는 적극적인 개입과 치료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즉, MCI는 치매는 아니지만 병적으로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역학
2016년 치매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기준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환자수는 약 167만 명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약 22.6%를 차지하여 노인 약 5명 중 1명이 경도인지장애환자로 추정됩니다.
원인
이론적으로 MCI는 치매를 일으키는 모든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건망형 MCI는 MRI 검사에서 해마를 비롯한 측두엽의 용적 감소가 분명하게 존재하며, PET나 SPECT검사(단일광자 단층촬영, 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를 통해 두정엽과 측두엽 부위의 뇌혈류 혹은 대사량 감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이나 MR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광범위한 백질변성 또한 MCI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단 및 증상
MCI는 객관적인 인지기능 장애가 존재하지만, 치매는 아닌 상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5가지 기준을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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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환자 본인 혹은 보호자가 보기에 기억력 저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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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심리검사 결과 분명한 기억력 저하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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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그 외에는 인지기능은 전반적으로 정상 범위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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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상생활 능력에는 이상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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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치매는 아님
MCI는 아직 확립된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위의 진단기준에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MCI 환자가 흔히 보이는 증상은 다음과 같으며, 아래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 인지기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MCI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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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가면 길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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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하는 사람들 보기에 확실히 작업수행능력이 저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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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사람들 보기에 확실히 단어를 기억하거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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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신문의 구절을 읽고 나서 기억하는 것이 이전과 비교하였을 때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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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소개받은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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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는 물건을 잘못 간수하고 잃어버린다.
예후
MCI가 주목 받은 이유는 많은 수의 MCI환자들이 치매로 이행하기 때문입니다. MCI로 진단받은 환자들 중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된다는 것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MCI 환자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원인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치료
아직 분명한 효과가 입증된 약물은 없습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MCI 환자에서 인지기능 개선제인 Donepezil을 사용할 경우 알츠하이머로 진행되는 기간을 6개월 정도 지연시킬 수는 있으나 진행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약물들이 해외에서 임상시험 중이므로 결과를 지켜보아야 합니다. 또한 적극적인 혈압조절이 치매의 발병을 낮춘다거나 규칙적인 운동이나 두뇌활동이 치매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등의 보고는, MCI 환자가 신체건강과 생활 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출처: 중앙치매센터)
(기사입력: 강세호 발행인, 기사입력시간: 2024.4.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