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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호 박사의 AI노년동화①
백양로 연가: 50년의 그리움, 은명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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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970년대 초 연세대학교 백양로 사진(출처: 구글 제미나이)

침묵 속 메아리

일흔을 넘긴 김은명은 가을 햇살이 비껴드는 도서관 창가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빛바랜 은행잎 한 장이 들려 있었지만, 그의 시선은 허공 어딘가를 향하고 있었다.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선명하게 살아 숨 쉬는 기억이 있었다.

젊은 날 연세대학교 교정에서 시작되었던 애틋하고 찬란했던 사랑,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온 이별의 순간. 그 기억은 때로는 아련한 미소로, 때로는 가슴 시린 통증으로 다가와 그의 남은 생을 조용히 물들이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동화처럼, 오직 자신만이 간직한 비밀스러운 이야기였다. 문득 코끝을 스치는 은행나무 향기, 창밖으로 보이는 기울어진 햇살,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젊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반세기 전, 그날의 교정으로 그를 이끌었다.

백양로에서의 첫걸음 ‘1970년 초’

1970년 초, 김은명이 처음 연세대학교 교문을 들어섰을 때의 감회는 아직도 생생하다. 1960년대까지 없었던 정문과 담장이 1970년대 들어서며 세워져 학교와 외부 공간을 분리하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백양로는 연희전문 시절의 구불구불한 흙길이 아닌, 1968년 이후 은백양나무 대신 은행나무가 심어져 곧게 뻗은 모습이었다.1 사진으로만 보던 옛 모습과는 사뭇 다른, 정돈된 풍경이었다.

그 길 위를 오가는 학생들의 모습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듯 사뭇 진지하고 격식을 갖춘 분위기였다. 남학생들은 말끔한 정장 차림이 많았고, 여학생들은 블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으로 커다란 가방 대신 전공 서적이나 노트를 가슴에 안고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이 흔했다.

당시 학생들은 대학을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예를 갖추고 인격을 수양하는 장소로 여겼기에, 복장에서부터 그러한 마음가짐이 드러났다.

몇몇 여학생들의 가슴에는 학교 배지가 자랑스럽게 달려 있어 소속감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교정 곳곳에는 동아리 모집이나 강연, 특강을 알리는 플래카드들이 여기저기 걸려 분주한 분위기를 더했다.

바로 그 백양로 위에서였다. 수많은 인파 속, 유난히 맑은 눈빛을 가진 한 여학생과 눈이 마주친 것은. 어쩌면 떨어뜨린 책을 주워주는 흔한 만남이었을지도, 혹은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시선 교환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격식과 질서가 느껴지던 캠퍼스의 공기 속에서 예기치 않은 설렘의 불꽃이 튀었다.

그녀의 이름은 수정이었다. 김은명의 마음속 동화는 그렇게 첫 장을 넘기고 있었다. 정돈된 길 위에서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는, 그러나 곧이어 캠퍼스 안의 다른 공간에서 더 자유롭게 펼쳐지게 된다.

청송대에서의 속삭임 ‘깊어지는 사랑’

백양로가 반듯하게 정돈된 길이었다면, 청송대는 자연 그대로의 숨결을 간직한 비밀스러운 정원이었다.

‘소나무 소리를 듣는 공간’이라는 이름처럼,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과 맑은 계곡물 소리는 번잡한 교정과는 다른 평온함을 선사했다.

김은명과 수정은 이내 청송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날씨 좋은 날이면 교수와 학생들이 야외에서 자유롭게 토론 수업을 하거나 도시락을 나눠 먹기도 했던 낭만적인 공간, 바로 그곳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깊어갔다.

청송대는 예부터 연인들의 공간으로 알려져 있었다. 함께 다람쥐를 보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전해질 만큼, 이곳의 향긋한 풀 내음과 어스름한 저녁의 분위기는 사랑을 속삭이기에 더없이 좋았다.

1970년대 연세대학교 최고의 데이트 코스 중 하나였던 청송대를 거닐며, 은명과 수정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미래를 그렸다. 권위적인 분위기와 학업의 압박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은 서로에게 점차 유일한 존재가 되어갔다.

청송대는 단순한 연애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곳은 낭만, 사랑, 자유의 상징이었다.

특히 청송대 어딘가에 1967년에 새겨졌다는 문구, "옛날에 한 소년이 살았습니다. 소년은 내일은 오늘과 다르리라 생각하며 살았습니다"라는 글귀는 당시 암울했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자유와 더 나은 내일을 갈망했던 젊은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은명과 수정 역시 그 문구를 보며, 자신들의 사랑뿐만 아니라 시대의 아픔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함께 나누었을 것이다.

때로는 통행금지 시간을 피해 늦은 밤 청송대 오솔길로 숨어들기도 하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했던 그곳에서의 시간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정형화된 캠퍼스의 다른 공간들과 달리, 청송대는 그들의 감정과 생각이 자유롭게 흐르고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안식처였다.

역사의 시선 아래 맺은 약속 ‘함께 그린 꿈’

그들의 이야기는 캠퍼스의 상징적인 장소들에도 스며들었다. 연세대학교의 역사를 상징하는 언더우드 선교사 동상 앞은 그들이 자주 만나던 장소 중 하나였다.

1970년 5월, 개교 85주년을 기념하여 학생들이 낸 성금으로 세워진 독수리상아래도 우리가 사랑의 추억을 만든 공간이었다.

묵묵히 서 있는 동상은 마치 그들의 젊은 날과 푸른 꿈을 지켜보는 증인과 같았다.

그 시절 캠퍼스는 낭만과 활기가 넘쳤다. 때때로 열리는 축제에서는 탈춤이나 씨름 같은 전통적인 놀이가 펼쳐지기도 했고, 학생들은 학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젊음을 발산했다.

은명과 수정도 그런 캠퍼스 생활의 일부를 즐겼다. 함께 강의를 듣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때로는 축제의 떠들썩함 속에서 웃음꽃을 피웠다. 공학관 A동이나 교육과학관 같은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는 모습 을 보며, 그들은 자신들의 미래 또한 그렇게 밝게 지어질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학교 운동장에서 빈 시간을 이용해 학우들과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던 시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동상 아래서, 혹은 새롭게 솟아나는 건물들을 바라보며, 그들은 서로에게 미래를 약속했다. 약속의 의미로 수정이 은녕에게 건넨 입맞춤, 졸업 후의 삶, 함께 이루고 싶은 소망들. 어쩌면 그 약속들은 1970년대라는, ‘암울했던 시대’ 혹은 ‘군부독재 시절’이라는 표현으로 기억되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더욱 간절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사회적 분위기가 개인의 삶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던 시절, 그들의 사랑과 약속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처럼 빛났다.

역사를 상징하는 동상의 변함없는 모습 앞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사랑 또한 영원할 것이라 믿고 싶었을 것이다.

 

떨어지는 은행잎처럼 ‘이별’

계절이 바뀌어 캠퍼스에는 늦가을이 찾아왔다. 그들이 처음 만났던 백양로의 은행나무들은 이제 온통 샛노란 빛으로 물들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찬란한 아름다움 속에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다가올 이별을 예감이라도 하듯,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은행잎들이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이별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어쩌면 완고한 수정의 집안의 반대였을 수도, 혹은 각자 걸어가야 할 삶의 길이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시대가 드리운 그늘,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사회적 압력이 그들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도 8남매의 가족속에서 버둥되던 은명과 부자집 외동 딸이었던 수정의 신분차이도 이별에 한목했다.

그들의 마지막 대화는 아마도 그 노란 은행잎이 흩날리는 백양로 위에서였다. 그들만의 안식처였던 청송대의 고요함 속에서 은명과 수정의 이별이 시작되었다. 

당시의 격식 있는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그들의 이별은 격정적인 다툼이나 눈물 대신, 차분하고 절제된 슬픔 속에서 이루어졌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폭풍 같은 감정이 휘몰아쳤겠지만, 겉으로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은명에게 그 순간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과 함께, 갑자기 모든 색깔을 잃어버린 미래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수정이 노란 은행잎 카펫이 깔린 백양로 저편으로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 청송대 오솔길 너머로 사라지는 뒷모습은 그의 기억 속에 평생을 아프게 각인되었다.

흩날리는 은행잎처럼,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렇게 마지막 장을 맞이했다. 하지만 한번도 수저의 입에서 ‘헤어진다’는 말을 듲지 못한채 은명은 이별을 맞이했다. 

바래지 않는 향기 ‘현재’

다시 현재, 김은명은 눈을 감았다. 50년 전, 노랗게 물든 백양로의 풍경과 수정의 마지막 모습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세월은 흘러 연세대학교 교정도 많이 변했다.

백양로는 더 넓어지고, 주변의 건물들도 달라졌다. 어쩌면 오늘날의 백양로는 과거와 달리, 효율성과 정돈됨을 강조하며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잃었다. 은명이 기억하는 추억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변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곧게 뻗은 백양로, 비밀스러운 속삭임이 가득했던 청송대, 묵묵히 서 있던 언더우드 동상. 그곳에 깃든 수정과의 추억, 그 시절의 공기, 햇살, 바람의 감촉까지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50년이라는 시간은 그의 사랑을 지우거나 희미하게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세월의 더께가 쌓이며 더욱 깊고 애틋한 그리움으로 자리 잡았다.

은명과 수정의 사랑과 이별이야기는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가 아니다. 그것은 평생에 걸쳐 한 사람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끝나지 않은, 그리고 죽을 때까지 잊어버릴 수 없는 첫 사랑 이야기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아쉬움과 슬픔이 배어 있지만, 그 기억 자체가 그의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부분이 되었다. 시간의 흐름과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기억과 감정의 힘을 보여주는, 그만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노인동화’인 셈이다. 창밖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여전히 바래지 않는 은행잎의 향기가 그의 곁을 맴도는 듯했다.

[저자: 구글 제미나이, 편집: 강세호 발행인 silverwill@naver.com]

​기사입력시간 2025.5.5. 오전 6시 30분

*본 노년동화는 중장노년 어르신들의 경도인지장애 예방을 돕는 스토리텔링의 목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70세를  맞이한 장노년의 젋은 시절을 회상하게 합니다.  의학적 질병치료와 함께 사용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제호:실버피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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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강세호

편집인:강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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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게재일: 2025년5월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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